8월에는 나와 자전거, 그리고 돈의 관계를 되짚었다. 허락하는 와이프. 망설이는 나. 새 자전거를 갖고 싶은 충동을 머리로 잘 미뤄왔다.
나도 내가 간만 보는데 그치고, 새 자전거를 사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유리지갑에, 간만 보고 사지 않은게 정말 많다. 와이프는 내가 사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허락했다고 한다. 와이프가 아는 난 그런 사람이었다.
어쩌다, 예전같지 않은 배팅으로 갖게 된 자전거. 새 자전거를 갖게 된 후, 값어치만큼 쓰자고 업힐을 계속 올랐다. 업힐 오르는 기분을 많이 좋아해서 그렇다. 딱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 편하다. 내 느낌에만 집중할 수 있다. 대체로 힘든 느낌이지만, 내가 힘든 느낌이구나 하고 객관화하면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
그 찰나에 드라마도 쓴다. 멈추지 않으려고 몸부림도 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몸서리도 친다. 남은 기어는 남은 기회다. 새 자전거의 미드컴팩을 쓰면서 마지막 기어비에 외줄타기를 더 많이 하게 됐다. 뒤가 없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 그래서 새 자전거로는 업힐에서 더 위험한 배팅을 한다.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고(이시은, 영준형 보고잇나!?), 망하기도 한다.
되돌아가도 자전거는 살 것 같다. 빨리 식을까봐도 걱정되기도 하는데, 아직은 라이딩 중에 좋은 경치를 마주하면 여전히 눈물이 난다. 감수성 여전히 충만함 ㅇㅇ. 이 느낌을 모르는 사람과 같이 느낄 방법을 찾고 있다. 제보바람.
(러닝도 어려울 정도로 소나기가 내린 구실로 운동안하고 맥주 꿀꺽하며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