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휴가, 라이딩

제주와 휴가, 라이딩

내 지난 회사 생활에서 억울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 제주도 교육원에 한번밖에 못간 것이다. 서너번 갔다온 친구들도 있는데, 난 일 한다고 미루고 미루다가, 작년 여름에 처음으로 가보았다. 와이프와, 강아지들과, 자전거와, 그리고 차와 함께 제주가는 배를 탔다. 목포는 정말 항구였다.

항공편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라면, 배편은 탁 트인 사막을 건너는 느낌이 든다. 쪽빛 남도해상에서, 낙타가 된 듯한 그 느낌이 무척 맘에 들었다. 선상에서부터, 자전거와 함께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바다와 밭담을 끼고, 습기와 햇볕이 함께하는 라이딩을 하면서, 제주엔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서두가 길었는데, 사실 올해 내 중요한 목표가 제주환상자전거길을 밟는 것이다. 234km 정도 되는 그 거리를 작년에는 150km 지점에서 펑크로 포기했었다. 먼저 한번 다 돌면, 내년엔 이틀에 걸쳐, 그 후엔 삼일에 걸쳐, 일주일에 걸쳐, 돌고 돌고 또 돌고 싶다.

그런데 이놈의 회사는 8.15일 주간의 휴가를 8.5일로 땡겨쓰게 하더니, 어제는 8.5일 휴가를 못쓸 상황이 되었다가, 오늘은 8.5일 휴가가 다시 가능한 상황이 됐다. 와중에 교육원 숙소 예약은 취소해버렸고, 이제는 예약담당자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외부 숙소를 이용하려한다.

날씨가 따라줄까? 그때 돌지 못한 80km는 어떤 모습일까? 떠나보면 알게될꺼야. 8월이고, 10K 러닝은 4분대로, 수영은 중급으로, 자전거는 제주로 나아가고 있다.

국회가 8.12일에서 8.1일로 당겨져 감격에 벅차 오글거리며 쓰는 글